2014년 개봉한 범죄 액션 영화 끝까지 간다는 이선균, 조진웅 주연의 작품으로, 초반부터 빠르게 휘몰아치는 전개와 숨 막히는 긴장감, 그리고 예측 불가능한 반전이 어우러져 큰 화제를 모은 영화입니다. 평범한 경찰이 휘말린 우발적인 사건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며,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리는 과정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이 영화는 관객에게 묵직한 몰입감과 잔잔한 여운을 동시에 남깁니다. 이 글에서는 끝까지 간다의 주요 등장인물, 전체 줄거리, 결말 해석을 포함한 총평까지 정리해 드립니다.
등장인물 분석 (고건수, 박창민, 주변 인물 구성)
영화의 중심인물은 고건수(이선균 분)입니다. 그는 한 경찰서의 강력계 형사로,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르던 중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립니다. 감정적으로 극도로 불안정한 상태였던 그는 우연히 사람을 차로 치어 죽이게 되고, 이를 숨기기 위해 시체를 어머니의 관 속에 넣는 극단적인 선택을 합니다. 고건수는 영화 전반을 통틀어 "선한 주인공"이라 보기 어려운 인물입니다. 도덕성과 법 사이에서 갈등하거나 반성하기보다는, 위기를 모면하려는 본능적인 행동을 계속하면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갑니다. 이선균은 이 고건수 캐릭터를 통해 한 인간이 얼마나 끝까지 몰릴 수 있는지를 현실적으로 표현합니다.
또 한 명의 중심인물은 박창민(조진웅 분)입니다. 그는 고건수와 같은 경찰 조직에 몸담고 있는 강력계 에이스 형사로, 실은 여러 범죄와 연결된 부패한 인물입니다. 박창민은 고건수가 숨기려 했던 시체의 진실을 알게 되고, 그를 협박하며 사건을 뒤틀기 시작합니다. 조진웅은 이 캐릭터를 단순한 악역이 아닌, 권력과 오만이 뒤섞인 입체적인 인물로 표현하며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립니다. 박창민은 사실상 영화 내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로, 예측 불가능한 위협을 상징합니다.
그 외에도 형사과장, 고건수의 동료 형사들, 박창민과 연결된 외부 인물 등 다양한 조연들이 등장하지만, 대부분의 인물은 주인공의 위기를 심화시키는 역할로 등장합니다. 각 인물은 영화의 짧고 강렬한 러닝타임 안에서 긴밀하게 기능하며, 단순한 전개가 아닌 서스펜스를 끌어내는 데 중요한 장치를 담당합니다.
줄거리 요약 (첫 장면부터 반전까지)
영화는 강력계 형사 고건수(이선균 분)가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던 날, 조직 내부 감찰 소식으로 시작됩니다. 경찰 내부 비리 수사 중 그 역시 대상에 포함돼 있고, 경찰서에선 그의 컴퓨터와 책상이 압수 수색됩니다. 극도로 불안정한 심리 상태에서 차를 몰고 이동하던 고건수는, 어두운 밤 갑자기 도로에 뛰어든 한 남자를 치어 살해하는 사고를 내고 맙니다. 당황한 그는 신고 대신 시체를 트렁크에 넣고 장례식장으로 향합니다.
상황을 수습할 여유도 없이, 장례가 임박한 어머니의 시신과 관을 마주한 그는 도저히 시체를 처리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자, 끔찍한 선택을 감행합니다. 그는 밤중에 관을 열고, 죽은 남자의 시신을 어머니 관 속에 함께 넣은 뒤 조용히 닫고 덮어버립니다. 그렇게 시신을 영원히 숨겼다고 생각한 그는 일상으로 복귀하지만, 그의 악몽은 이제 막 시작된 것에 불과합니다.
며칠 후, 박창민(조진웅 분)이라는 강력계의 선배 형사가 고건수에게 접근합니다. 그는 고건수가 사고를 낸 장면을 알고 있으며, “그 사람, 네가 죽였지?”라는 말로 고건수를 압박하기 시작합니다. 그는 단순한 목격자가 아니었습니다. 고건수가 죽인 남성은 단순한 노숙자가 아닌, 박창민이 숨겨둔 범죄 조직의 연결고리였던 인물이었습니다. 박창민은 해당 시체에 ‘절대 공개돼선 안 될 무언가’를 숨겨둔 상태였고, 그 물증을 찾기 위해 고건수를 협박합니다.
고건수는 갑작스럽게 협박받는 상황에서 박창민이 원하는 게 단순한 ‘입막음’이 아님을 직감합니다. 그는 시체를 다시 확인하기 위해 관을 파내야겠다고 판단하고, 몰래 장례식장에 침입해 관을 열려합니다. 그러나 이미 장례는 끝났고, 납골당에 안치된 관을 다시 꺼내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 사이 박창민은 계속해서 고건수의 가족과 동료를 위협하고, 고건수를 점점 더 압박해 옵니다.
고건수는 경찰서 내부의 감찰, 외부로부터의 압박, 박창민의 위협이라는 삼중고 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합니다. 그는 박창민의 과거 기록을 조사하고, 그가 불법적으로 관리해 온 마약과 금고, 비자금 장부의 흔적을 좇기 시작합니다. 이를 통해 사건의 배후에는 박창민이 관리하던 거대한 범죄 네트워크가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영화는 이 시점부터 본격적인 두 남자의 ‘두뇌전’으로 전환됩니다. 고건수는 박창민을 역으로 덫에 빠뜨리기 위해 시체가 들어 있는 관의 위치를 속이고, 일부러 잘못된 정보와 단서를 흘립니다. 박창민은 고건수가 무언가 꾸미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더 거칠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시체를 되찾으려 하며, 그 과정에서 실제 시체의 위치가 들킬 위기에 처하기도 합니다.
결국 두 사람은 납골당에서 대면하게 되고, 박창민은 고건수를 위협하며 관을 강제로 열려고 합니다. 하지만 고건수는 이미 관을 바꿔치기해 증거물을 자신이 따로 확보하고 있었습니다. 박창민은 그 사실을 뒤늦게 알아채지만, 이미 고건수가 모든 증거를 경찰 감찰팀에 넘긴 상황. 박창민은 자신이 그토록 숨기려던 시체와 함께 매장될 운명에 처하게 됩니다.
영화는 마지막 장면에서 고건수가 끝내 박창민의 범죄를 드러내는 데 성공했지만, 그 과정에서 보여준 그의 행동 역시 완전히 옳은 것은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고건수는 법을 지키기보다 자신의 생존과 커리어를 위한 선택을 했고, 결과적으로는 범죄자를 처벌했지만 도덕적으로 완전한 승리는 아닙니다. 이 애매한 결말은 영화의 제목처럼 “끝까지 간다”는 것이 단순히 끝장을 본다는 뜻이 아니라, 인간의 이기심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처럼 느껴집니다.
결말 해설 및 총평 (반전 구조, 사회적 메시지)
영화의 결말은 일종의 역전극으로 마무리됩니다. 고건수는 치밀한 계산 끝에 박창민을 함정에 빠뜨리고, 경찰 내 부패의 실체를 외부로 유출시킵니다. 박창민은 결국 모든 범죄가 드러나면서 파멸하고, 고건수는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는 진정한 정의나 반성에 이르기보다는, 끝까지 자기만 살아남는 방향을 택한 인물로 남습니다.
이 엔딩은 기존 범죄 스릴러와 달리 ‘정의가 승리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도리어 모든 인물이 부패했고, 가장 영리한 자만이 살아남았다는 냉소적인 현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끝까지 간다는 단순히 범죄 사건을 따라가는 영화가 아닙니다. 영화는 권력의 민낯, 경찰 조직의 위선, 인간의 본능적 자기 보존 욕구 등을 무겁지 않게, 그러나 섬뜩하게 담아냅니다. 박창민의 캐릭터는 제도권 안에 있는 악을 보여주며, 고건수는 악하지 않지만 무너지는 정의의 얼굴을 대표합니다. 장르적으로는 스릴러와 블랙 코미디, 서스펜스를 결합한 형태로, 빠른 전개와 충격적인 상황 묘사가 돋보이며, 유머 코드 역시 강한 긴장감 속에서 적절히 활용됩니다.
끝까지 간다는 이선균과 조진웅의 연기 앙상블, 그리고 변영주 감독의 과감한 연출이 만들어낸 수작 스릴러입니다. 영화는 긴박한 사건 구조 속에서 인간 본성과 제도적 위선을 날카롭게 파고들며, 범죄 영화 이상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액션과 반전을 즐기고 싶은 분은 물론, 인간 심리와 사회 구조의 이면을 탐구하고 싶은 관객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다시 봐도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명작입니다.